자격증 정복

대기업 TA에서 보안까지 — 20년 커리어 이야기

Tech-IT 2026. 6. 4.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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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TA에서 보안까지 — 20년 커리어 이야기

Total Architect, box쟁이 소리도 들어가며 20년을 버텼습니다.
자격증보다 실력이 먼저였고, 자격증은 나중에 따라왔어요.


목차

  1. 대기업 TA — Total Architect
  2. 대규모 프로젝트가 오히려 쉬웠던 이유
  3. 대기업을 떠난 이유
  4. 중소기업 — 인프라 SI에서 보안 SI로
  5. 2021년 — 자격증이 없다는 걸 깨달은 날
  6. 병역특례로 군대를 안 갔는데
  7. 마치며 — 자격증보다 실력이 먼저

대기업 TA — Total Architect

2006년 6월, 대기업에 입사했습니다.

 

처음 배치받은 팀이 TA팀이었어요.
TA는 Technical Architect의 줄임말인데,

 

저희끼리는 농담으로 "우리는 Total Architect" 라고 했습니다.

 

이유가 있어요.

 

TA는 서버만 알아서는 안 됩니다.
스토리지, 네트워크, 보안, 소프트웨어, 미들웨어까지.
협력업체와 제조사도 만나서 제품도 알아야 하고,
제안서도 써야 하고, 설계도 해야 하고, 납품도 챙겨야 해요.

 

말 그대로 전부 다 해야 하는 직무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공부도 많이 해야 했어요.
IT 인프라 전반을 알아야 하니까요.

 

한편으로는 개발자들에게 "box쟁이" 라는 소리도 들었어요.
"있는 박스 받아서 설치만 하면 되는 거 아니냐"는 비하였죠.

 

솔직히 억울한 면도 있었지만,
그 비하 덕분에 더 깊이 공부하게 됐습니다.
설치만 하는 게 아니라 설계하고 최적화 하는게 TA의 진짜 역할이니까요.


대규모 프로젝트가 오히려 쉬웠던 이유

TA를 하면서 역설적으로 느낀 게 있어요.

 

대규모 프로젝트가 오히려 쉽고, 소규모 프로젝트가 더 힘들었습니다.

 

이유는 간단해요.

대규모 프로젝트는 사람이 많이 투입돼요.
소프트웨어 아키텍트, 데이터 아키텍트, 네트워크 담당, 보안 담당이 각각 있으니
TA는 자기 영역에 집중할 수 있어요.

 

반면 소규모, 저비용 프로젝트는 사람을 많이 넣을 수가 없어요.
그러면 TA가 다 몸빵을 해야 합니다.

 

네트워크 설계부터 보안 설정, 소프트웨어 설치, 심지어 제안서까지.
작은 프로젝트일수록 TA 한 명이 감당해야 하는 범위가 넓어졌어요.

 

그게 힘들기도 했지만, 덕분에 전방위적인 경험을 쌓을 수 있었습니다.


대기업을 떠난 이유

대기업 생활이 나쁘지는 않았어요.
연수원에서 전문교육 2등도 했고, 적응도 잘 됐어요.

 

다만 저는 처음부터 대기업 체질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맞았습니다.

 

한 사람과 두 번 크게 다툰 적이 있어요.
그 사람이 저보다 윗사람이었고,
회사는 당연히 그 편을 들었습니다.

 

"대기업은 이런 곳이구나."

 

실망이 컸어요. 그게 결정적인 계기가 됐습니다.

 

마침 아는 분이 본인 회사로 와서 도와달라고 했어요.
보통은 대기업 → 중견기업 코스로 가는데,
저는 대기업 → 완전 소기업으로 이직했습니다.

 

주변에서 특이하다고 했지만, 후회는 없어요.


중소기업 — 인프라 SI에서 보안 SI로

처음에는 이것저것 혼자 해볼 수 있어서 재미있었어요.

 

대기업에서 배운 것들을 직접 적용해보고,
제조사를 찾아가서 협력회사가 되어달라고 영업도 해봤지만
그게 쉽지 않더라고요.

 

결국 소규모 인프라 SI가 주력이 됐고,
큰 사업에서는 보안 제품 SI를 많이 하게 됐어요.

 

보안 제품을 납품하고 설치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보안 장비와 솔루션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됐습니다.

 

WAF, IPS, IDS, SIEM, NAC, DRM...
설치하면서 배우고, 설계하면서 깊어졌어요.


2021년 — 자격증이 없다는 걸 깨달은 날

어느 날 문득 깨달았어요.

 

보안 SI를 열심히 하고 있는데,
우리 회사에 보안 관련 자격증을 가진 사람이 아무도 없었습니다.

 

쪽팔렸어요. 진짜로.

 

그래서 2021년에 처음으로 정보보안산업기사 필기 시험을 봤어요.
합격했습니다.

 

그런데...

 

직급이 올라가면서 일이 너무 바빠졌어요.
결국 실기 시험을 못 봤습니다.

 

그렇게 5년이 지났어요.

 

2026년, 팀원들한테 자격증 목표를 세워줬다가
팀장인 내가 가만히 있으면 안 되겠다 싶어서 다시 도전했고,

 

정보보안산업기사를 최종 합격했습니다.

 

2021년 필기 합격에서 2026년 실기 합격까지, 5년 만의 완성이었어요.

2021년   정보보안산업기사 필기 합격 → 실기 못 봄
2026년   정보보안산업기사 필기 + 실기 합격 ✅ (5년 만의 완성)

병역특례로 군대를 안 갔는데

참 아이러니한 게 있어요.

 

저는 병역특례로 군 복무를 대체했습니다.
정식으로 군대를 다녀온 적이 없어요.

 

근데 지금 하는 일을 보면...

 

국방 분야에서 군부대를 엄청나게 다니고 있습니다.

 

군대 안 간 사람이 군부대를 제일 많이 다니는 아이러니.
인생이 참 묘하게 흘러가네요 😄


마치며 — 자격증보다 실력이 먼저

20년 커리어를 돌아보면 한 가지가 명확해요.

 

자격증이 커리어를 만든 게 아닙니다.

 

인프라 실력이 먼저였고,
보안 실무가 먼저였고,
자격증은 그걸 증명하는 수단으로 뒤따라왔어요.

 

2021년에 정보보안산업기사 필기를 합격하고도 실기를 못 본 5년 동안,
저는 보안 SI를 계속 해왔습니다.
자격증은 없었지만 실력은 쌓였고,
결국 자격증은 나중에 따라왔어요.

자격증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 본질은 실력입니다.
자격증은 실력을 증명하는 수단이지, 실력을 만들어주는 수단이 아닙니다.

 

올해 자격증 공부를 다시 시작하면서 느끼는 건,
공부하는 과정에서 실력이 정리되고 체계가 잡힌다는 거예요.

 

그게 자격증 공부의 진짜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궁금한 점은 댓글로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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